지난 글에서 IRP가 무엇인지 다뤘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IRP 계좌 개설 방법과 만들기 전에 정해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어디서 만들 수 있나
IRP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요즘은 어디든 앱으로 비대면 개설이 가능해서, 지점에 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10분 안에 끝납니다.
문제는 “어디서 만들까”입니다. 기관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은행 IRP는 예금 같은 안전한 상품 위주로 운용하기 편하고, 증권사 IRP는 ETF 등 투자 상품의 선택 폭이 넓습니다. 노후 자금을 조금이라도 굴려볼 생각이라면 상품 선택지가 많은 쪽이, 원금 보존이 최우선이라면 익숙한 은행 쪽이 편합니다.

수수료를 꼭 비교하세요
IRP에는 계좌 관리 수수료가 붙습니다. 매년 잔액의 일정 비율을 떼어가는데, 몇십 년을 유지하는 계좌라 작은 수수료 차이가 나중에 큰 금액이 됩니다.
다행히 요즘은 경쟁이 붙으면서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개설 전에 “IRP 수수료 면제” 여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수십 년치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같은 IRP라도 수수료 조건은 기관마다 다르니, 최소 두세 곳은 비교하고 정하세요.

개설 절차는 간단합니다
준비물은 신분증과 본인 명의 휴대폰이면 충분합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선택한 기관의 앱을 설치하고 IRP 계좌 개설 메뉴로 들어갑니다. 본인 인증과 신분증 촬영을 거치면 계좌가 만들어집니다. 이때 “확정기여형(DC)이냐 개인형(IRP)이냐” 같은 항목이 나오면 개인형 IRP를 선택하면 됩니다. 직장 퇴직연금과는 별개로 내가 만드는 계좌이기 때문입니다.
계좌가 생기면 두 가지를 설정합니다. 하나는 자동이체입니다. 매달 넣을 금액을 정해 자동이체를 걸어두면 관리가 끝납니다. 다른 하나는 운용 지시입니다. 넣은 돈을 무엇으로 굴릴지 정하는 것인데, 정하지 않으면 돈이 그냥 대기 상태로 잠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 고르기 어렵다면 분산된 상품이나 원금 보장형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만들 때 흔한 실수
퇴직금 수령용으로 급하게 만들면서 수수료 비교 없이 개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RP는 한 번 만들면 오래 가져가는 계좌이니, 급해도 수수료 조건은 확인하세요. 이미 만든 IRP가 조건이 나쁘다면, 다른 기관으로 옮기는 이전 제도도 있으니 갈아탈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IRP 개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기관이냐보다 “만들고 방치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보면 퇴직금 받으려고 만든 IRP에 돈이 몇 년째 대기 상태로 잠들어 있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계좌를 만들었다면 자동이체와 운용 지시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10분 걸리는 개설보다, 그 뒤 5분의 설정이 노후 자금의 크기를 바꿉니다.